여러팬덤-각종 단편

Fire Emblem: Fuukasetsugetsu | Fire Emblem: Three Houses Destiny (Video Games)
F/F
Gen
G
여러팬덤-각종 단편
Summary
데스티니, 등
All Chapters

아르노 드 라 세르가 되는 방법

아르노는 가끔... '아르노 드 라 라세르'가 혀 끝에서 완벽하게 느껴졌다. 지금 곁에 없는 아버지의 유산을 절대 무시하려는 건 아니지만... 입 속에 되내일 수록, 아르노 드 라 세르는 좋은 이름이었다. 안타깝게도 드 라세르님은 아르노를 교육하고, 보호했지만, 성은 주지 않으셨다. 그 안에 어떤 사정이 있는지 알 방법은 없으나... 각종 성장기 호르몬에 절여진 뇌로는 엘리즈와 결혼하고 드 라 세르를 받는 공상을 하곤 했고, 공상이 일상이 되어갈 때 쯤 꿈을 향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른들이 흔히 이런 말 하지 않던가!? 젊은이여, 꿈을 좇아라!

그래서, 이건 정말 명확한 논리였다. 아르노는 드 라 세르 성을 갖고 싶고, 그럴려면 엘리즈와 결혼해야하고, 엘리즈가 내 청혼을 받아야하고, 그럴려면, 엘리즈는 아르노를 사랑해야만 했다. 카드 게임보다도 간단하지!

아르노의 논리는 머리 속 만의 명확함이 될 뻔 했다. 하지만 운명은 책장 구석에서 <숙녀의 마음을 얻는 법> 으로 안내했고... 지식은 힘을 주었다. 무식하던 시절엔, 엘리즈가 파리를 떠난다는 소식을 들으면 다리를 끌어안고 구석에서 몇 시간 동안 흐느꼈겠지만... 지식이 부여한 힘은 인생에서 가장 불행한 소식 (하루 아침에 아버지를 잃었던 사건을 제외하고- 미안 아버지!) 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했다. 불안은 기대감으로 치환됬다. <숙녀의 마음을 얻는 법>에 의하면, 이건 엘리즈가 아르노를 사랑하게 만들 수 있는 기회다. 그래요. 드 라 세르님. 저도 독서를 성실히 했답니다. 전 가치있는 정보는 귀 기울인다니까요. 사유니 자아니 하는것 말고 이렇게 쓸모있는 정보라면 3천번이라도 외워요.

 

***

엘리즈의 여정이 그리스적 비극의 일부가 아니라 로맨틱한 기회가 된 이유는 이번 기회에 엘리즈와 편지를 주고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간은 편지를 쓸 방법이 없었다. 같은 저택에서 매일 만나는데 왜 편지를 쓰겠는가? 이젠 책에서 본대로 기교를 부려 엘리즈와의 결혼을 향해 한발짝 나아갈 수 있다.

물론 지식의 보고인 <숙녀의 마음을 얻는 법>은 편지 말고 다른 방법도 소개했다. '그녀 앞에서 뛰어난 검술로 관심을 끌기'와 '그 여성의 여성다움을 칭찬하기' 만 봐도... 이론적으론 괜찮은데, 부적절했다.

저자는 현명한 사람이었지만, 엘리즈같은 여성을 본적이 없는 모양이었다. 다행스럽게도 아르노는 엘리즈를 가까이서 오랜기간 봐왔고... 무엇이 부적절한 발언인지는 알았다. 드 라 세르님이 여자아이는 본디 약하기 때문에 엘리즈만 특별 수업을 받아야한다고 선언하셨을 때, 아르노는 불만이 없었지만... 엘리즈는 "뭐!? 내가 여자애라서 약하다고!" 외치며 죄없는 배개도 잔인하게 살해했다. 엘리즈는 수많은 밤을 함께한 동반자의 내장을 흩뿌릴만큼 잔혹하고, 검술에 능하고, 여자라서- 여성스러워서- 라는 말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그래서 비현실적 방법을 비껴 골라보면 편지로 엘리즈를 사랑에 빠지게 하는 계략이 가장 적합해보였다. 엘리즈는 내 아름다운 글과 내 예쁜 얼굴을 생각하고 ... 점점 내게 빠지겠지. 책장을 봐도 날 생각하고, 아름다운 그림을 봐도 날 생각할 것이다... 모든 계획이 완벽했다.

Sign in to leave a review.